찌개집2014/01/04 02:39



가끔 인터넷에 길냥이들의 보은이 뜨곤 하던데 나도 받았다..새해 벽두부터 생쥐라니..


나랑 2년 넘게 지내는 녀석인데, 한때는 일가족을 이끌던 가장이자 이 동네에서 대장이던, 지금도 간혹 젊은 녀석들이 힘으로 덤벼도 기세가 죽지 않는 녀석인데, 아마 곧 죽을 날이 다가올 노장인데, 2년 동안 나에게 그다지 다정다감하던 눈빛조차 주지 않던 녀석인데, 오늘도 가게에 와서 뒷문을 열어 사료와 물을 내주려는데 녀석이 있기에 안녕 하며 다가가다가 정말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쥐..


난 정말 쥐라면 질색이다..무섭다는 표현이 더 맞겠지..그래서 MB도 싫은가 보다..암튼 녀석이 자그마한 쥐를 한마리 놔두고 나를 빤히 쳐다본다..이게 말로만 듣던 보은인가 싶지만 행여나 자기가 먹으려고 챙겨둔게 아닌가 싶어 기다렸더니 녀석, 밥만 냉큼 먹고 휘리릭 가버린다..정말 나보고 먹으라고 가져다준건가 보다..3년 가까이 이런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쥐라면 정말 무섭지만 그래도 그냥 두면 녀석이 성의를 무시한다고 화낼까봐 집게로 집어서 멀리 버렸다..그냥 이것으로 난 미래에 고양이들이 지구를 지배하고 인간을 노예로 부려먹어도 살아남을 티켓을 가졌다 여기며..녀석, 고맙다..내일은 참치나 사다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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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indogg
movie2013/12/26 03:46




2013년 양우석 감독..


송강호, 김영애, 오달수, 곽도원, 임시완 등 출연..


근래 가게일이 바쁜지라 극장에 갈 엄두가 나지 않건만, 이건 봐야지 싶었다..더이상 그를 위해 흘릴 눈물도 없으련만 그래도 보고 싶었다..상영시간을 보니 도저히 가게 오픈 시간에 맞출 수가 없어 블랙호크다운 이후 처음으로 조조상영으로 관람했다..장사하고 잠 한숨 못자고 멀티플렉스에 들어서려니 어색하더라..


그리고 봤다..아무래도 피곤한 탓에 영화 초반엔 그분을 떠올리면서도 눈물은 많이 흘리지 않았다..김영애의 연기는 확실히 호소력이 있지만 그럼에도 덤덤했다..그리고 영화는 그렇게 그분을 내내 떠올리게 하며 흘러흘러 별다른 승리를 안기지도 않은 체 마무리되는 순간, 그래도 그분이 홀로가 아님을 보여주는 마지막 장면에서 펑펑 울었다..


영화 변호인, 그리 잘 만든 영화는 아닐거다..그러나 그런거 따지며 볼 사람도 없으리라..더구나 이런 시대에 산다는 고통을 이 영화를 보며, 마치 그분이 잠시나마 살아난 듯한 감회에 젖어 잊는 것도 좋으리라..그리고 기다리는 마음..역사는 진보한다는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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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indo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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