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 풀러 감독의 작품은 상당히 뛰어나다..난 그의 필모그래피중 두 작품을 특히나 좋아하는데..초기작인 53년 Pickup On South Street와 후기작인 80년 The Big Red One은 아주 좋아하는 영화..필름 느와르 Pickup On South Street에서는 하찮은 소매치기 Richard Widmark와 그를 헌신적으로 사랑하는 발랄한 여인 Jean Peters의 이야기가 너무도 이쁘고, 전쟁영화인 The Big Red One에서는 Lee Marvin을 주인공으로 전쟁의 비인간성을 다루면서도 폐허에서 자그마한 희망을 이야기한다..
14살의 Tolly Devlin은 엄마가 감옥에서 자신을 낳았으며 아버지도 뒷골목 건달..자신도 술취한 행인을 도둑질하며 지내는데..엄마처럼 자신을 돌봐주는 바의 여주인 Sandy와 함께 어느날 밤 아버지가 네 명의 깡패들에게 맞아 죽는 것을 목격한다..그중 Vic Farrar만을 알아보는 톨리..그러나 샌디는 살려거든 경찰에 말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사건은 검사인 John Driscoll이 맞게 되는데 톨리는 자신은 밀고자(fink)가 아니라며 자신이 직접 처리하겠다고 당돌히 말한다..이후 톨리는 고아원으로 보내지지만 탈출하여 빵을 훔치다가 소년원에 가게되고 이후 감옥과 사회를 오가는 신세..어느덧 성장하여 금고털이(pete man)가 되어 또다시 체포되어 다시금 감옥을 가는데..
감옥의 병동에는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했던 패러가 수감되어 있다..그는 병으로 죽어가는 것..톨리는 그에게 접근하고자 일부러 헌혈을 하고는 병동에서 일하게 된다..죽어가는 패러에게 톨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일러주고 고통스럽게 죽지 않으려거든 나머지 세 명의 이름을 댈 것을 요구하니 패러는 용서를 빌며 이름을 가르쳐준다..
보통 사무엘 풀러의 영화속 주인공은 사회적으로 가난하고 비참한 현실을 안고가는 사람이다..생존하려면 열심히 일해야 하지만 그래봐야 어메리칸 드림은 결국 소수의 몫이니 주인공은 범죄의 길을 선택한다..그러나 반영웅으로서 그의 작품속 주인공들은 매력적이다..
30대가 되어 출소한 톨리는 엄마처럼 다정한 샌디를 찾아간다..이윽고 샌디의 술집이 마약왕(dope king)인 Gela에게 넘어갔음을 알고는 그곳으로 숨어드는데..바로 페러가 죽어가면서 알려준 아버지의 킬러중 한 명이 길라..
마침 그곳에서는 길라의 부하인 Gus Cottahee가 마약운반을 실패한 여인 Cuddles를 살해하려 하니 톨리는 거스를 때려눕히고 커들스를 구해서 샌디에게 데려온다..그리고는 자신이 마약반 형사라 속여 마약을 빼내어 길라에게 돈을 내놓을 것을 협박하더니 길라를 만나서는 당신이 아버지의 절친한 친구인 줄 몰랐다며 그냥 돌려주고는 길라의 부하로 들어간다..이제 톨리판 아버지의 복수극은 치밀하게 진행된다..
이처럼 세월이 흘러 아버지의 복수를 하려는 아들과 어느덧 범죄조직의 보스급으로 성장한 원수들이란 설정은 무척이나 이후 많이 차용되는 상황이다..톨리가 복수하려는 세 명의 범죄자는 어느덧 범죄조직(syndicate)의 보스급들로 성장한 것..바로 마약의 길라와 매춘의 Smith 그리고 노조를 담당하는 Gunther..이들은 전국적인 조직을 이끄는 대부 Earl Connors의 부하들이며 National Projects라는 대형빌딩을 독차지하면서 전국적인 범죄조직을 이끈다..겉으로는 합법적인 사업을 하고 자선사업과 사회봉사를 하며 세금도 내지만 그들은 "짐승"일 뿐이란다..당시 미국의 갱스터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심각했던 듯 싶다..
예전 톨리의 아버지사건을 수사하던 드리스콜이 현재는 Federal Crime Committee를 이끌며 이 조직을 수사중..그러나 워낙 잔혹한 조직인지라 별다른 증인을 구하기도 어려운데 마침 조직의 회계사인 Menken이 증인으로 나선다..덕분에 뇌물을 받던 고위경찰을 체포하게 되지만 그는 자신이 증언하면 가족이 몰살당할거라며 자살하고 마는데..이에 조직은 멘켄을 찾아내려 한다..
참으로 잔혹한 조직이다..The Godfather가 영화적 완성도를 떠나 범죄조직을 낭만적으로 그렸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도 모르겠다..이 조직은 멘켄을 찾지 못하자 그의 어린 딸을 살해하기도 하며..보스는 수익이 줄어든다며 10대에게 마약을 더 팔고 창녀로 더 끌어들이는데 노력하란다..the end of a needle has no conscience..마약바늘에는 양심이 없다면서..
한편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톨리를 차츰 사랑하게 되는 커들스..문득 커들스는 보스중 한 명인 스미스가 한 창녀를 살해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들려주니 톨리는 드리스콜 검사에게 연락하여 이를 알려 그를 체포하게 한다..이제 커들스가 증언만 하면 스미스는 전기의자행..한 명 해결..
그러자 조직은 커들스를 살해하란 명령을 내리는데..돌로레스 돈이 연기하는 커들스의 모습은 무척 귀엽다..얼음조각을 빠는 모습이 마치 펠라치오같기도..감독이 짖궂어 보인다..ㅋㅋ..그녀는 Pickup On South Street에서 역시 소매치기를 사랑하는 거칠고 쾌활한 여인 Jean Peters의 또다른 모습으로 보이기도..커들스는 톨리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그의 아이를 갖고프다 말하지만 톨리는 비웃고 만다..그러자 샌디 아줌마는 네가 뭐 잘 난줄 아냐며 꾸짖는데..지금의 톨리는 오로지 hate & revenge로 가득한지라 커들스의 마음을 받아주기 힘들다..
커들스가 톨리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은 참 이쁘다..well, some women, when they kiss, blush..some call the cops..^^..some swear..some bite..ㅋ..some laugh..some cry..me?..i die..i die inside when you kiss me..
이보다 저 절절한 사랑의 고백은 들어보기 힘들다..정말 돌로레스 돈 이뻐보인다..이렇게 고백하는 미녀를 거절하는 톨리는 확실히 증오와 복수심으로 마음이 왜곡된거다..그러나 그것을 벗어날 길은 역설적으로 복수의 완성이다..
한편 보스는 금고털이인 톨리를 시켜 연방빌딩의 드리스콜 사무실을 털게 하는데..이에 톨리는 거짓문건을 넘기자고 제안하니 건터가 밀고자라는 자료를 보스에게 넘긴다..그러자 보스 코너스는 화가 나서 건터를 바베큐시켜 버린다..The Sopranos에서도 그렇듯, 밀고자(rat)는 그냥 가차없이 죽여버린다..이로서 톨리의 두번째 복수 완성..이제 마지막 길라가 남았다..
톨리는 길라도 밀고자라는 문건을 넘기자고 하지만 드리스콜은 찜찜한지 미룬다..그러자 톨리는 직접 그런 문건을 만들어 보스에게 주니 세상에 믿을 놈 하나도 없구나 한탄하며 보스는 길라도 암살할 것을 명령한다..킬러가 길라를 찾아오기 전 미리 온 톨리는 길라에게 한 놈은 전기의자에, 한놈은 바베큐 그리고 마지막으로 넌 총알밥이 될거라 들려주고는 그의 최후를 구경하고는 떠난다..
아버지의 복수를 20년이 지나 치밀하게 진행하여 결국은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은 채 복수극 완성..이제 홀가분한 톨리..오로지 복수심에 불탔던 그는 사실 비인간적인 면을 드러나고 말았지만 이제 홀가분히 조직을 떠나 커들스와 결혼하고플 뿐이다..그러나 그는 범죄조직을 가벼이 여겼으니 조직은 가차없다..이제 앞서 딸을 살해했던 맨킨의 가족을 몰살하려 하고 더우기 커들스마저 죽이란 명령이 떨어진 것..만일 톨리가 커들스와 도망친다면 그는 평생을 쫓겨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결국 보스 얼 코너스를 한밤중에 찾아오는 톨리..그리고는 보스를 수영장에서 격투하여 익사시키고는 떠나는데..범죄조직이 보스가 죽는다고 몰락하지 않을 터이니 사실 그래봐야 톨리는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으리란 것을 관객은 안다..그러기에 톨리는 보디가드의 총에 맞고 한참 밤길을 뛰어가 어린 시절 아버지가 살해당한 뒷골목에 쓰러지고 만다..어쩌면 그의 인생은 이 골목에서 마치도록 예정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뒤늦게 달려온 커들스와 샌디는 슬픔에 휩쌓이고..톨리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 커들스는 앞서 체포된 스미스의 살인사건에 대해 증언하기로 다짐하면서 영화는 끝..아마도 커들스도 머지않아 조직에 의해 살해당하리란 것은 너무 비관적인 생각일까..
아주아주 재미있다..사무엘 풀러는 역시 실망시키는 감독이 아니다..꼭 보시라..이만한 복수극, 이만한 범죄영화가 그다지 흔한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