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19 01:32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걱정거리가 생겼다..가게 뒷문가에 들러 사료와 물을 먹고 가는 길냥이 녀석들이 오질 못해 굶을까봐 염려된다..삵같이 생긴 인상파 녀석이랑, 눈이 심하게 다쳤다가 지금은 많이 나은 정말 까만 녀석, 그리고 금빛 털을 자랑하는 통통한 놈..거기에 나랑 2년 넘게 생활하다시피하는 부부 고양이..


이 부부 참 사랑스럽다..남편은 침입자가 나타나면 기싸움으로 상대방을 제압한다..그 앞에서 배를 내보이며 재롱을 떨다 도망가는 침입자 녀석들..그러면서 아픈 아내가 내가 준 특식 연어를 먹을 때는, 곁에서 얌전히 앉아 있는다..자기도 먹고플텐데, 아내가 다 먹고 나서야 먹이에 입을 댄다..인간 남편들은 정말이지 본받아야한다..


길냥이는 내가 본 바로는 일부일처제다..그동안 저 부부, 많은 아이들을 낳았는데 모두 죽고, 이제 둘이 노년을 힘겨이 보낸다..특히나 도도하고 이쁘던 어미가 요즘 많이 아프다..목주변에 심한 상처도 있고 털도 많이 빠지고, 특히나 음식을 제대로 삼키지 못해 살이 무척이나 빠졌다..먹을 때마다 켁켁거리며 토하는 모습에 눈물이 날 때가 많다..


얼마전에는 가게에 출근하자마자, 먹이를 먹기는 커녕, 뒷문가에 힘없이 누워있는 어미를 보면서 어찌나 슬프던지, 홀로 청소하면서 꺼이꺼이 울었다..나도 나이가 들면서 눈물이 많아지나보다..지금 소원은 그저 어미가 편히 세상을 떠나길 바라는 것 뿐..비가 와서일까, 이틀동안 보지 못했는데 걱정된다..어디서 외로이 죽음을 맞았을까..


부디 다음 생에는 인간으로 태어나길 빌어줄게..아마 네가 오지 않는 날이 길어지면 난 또 울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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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indo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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